허호

허호

04/29/23
1. 계속 살아가기 위해서, 살아가지 못하게 하는 한계를 부수고 재정의하기. 2. 누군가는 너무 쉽게 ...
  1. 계속 살아가기 위해서, 살아가지 못하게 하는 한계를 부수고 재정의하기.

  2. 누군가는 너무 쉽게 이야기 하고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 맥락을 아는 사람은 너무나 쉽게 이해하는 것.

  3.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

  4. 계속해서 아무것도 규정내리지 않고 관계를 맺어가고 싶다.

  5. 자기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 하지만 또한 확신에서는 무엇을 잘라내야 하는가?

  6. 직접적이지 않아도 당사자가 알아채는 감정.

  7. 어떤 감정을 드러내서 보여 줄 것인가?

  8.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규정짓지 않아도 되는 것.

  9. 이 상황의 감정을 이해한다면 수 많은 '판단기준'이 다 무력해지고
    너와 나만이 그 감정을 토대로 같이 서 있을 줄 알았지.
    그 감정을 공유하는게 무색해지는 어떤 '판단기준'이 결국엔 그걸 다 흐려놓는다.

  10. '그 사람은 그냥 그런 사람이야.' 라고 인정하면 될텐데,
    왜 너는 '그런' 기준으로 다른 사람을 상처 입혀?

  11. 나 또한 내가 너를 판단할 수 있을까 싶어서 모든 기준이 흐릿해지니
    나는 작은 먼지가 되어서 하수구 안으로 들어가버렸어.

  12. 아예 모르는 사람들. 익명만 원하고 나를 알려고도 안하는 사람들.

  13. "내가 오픈따리 어쩌구 아니었으면,
    그 간극이 이어지지 않았으면 나는 여전히 거기서 외로워했겠지."

  14. 도움을 주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없었어.
    그렇다면 작가로써는, 내 능력으로는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15. 피해자 역할을 대신 해주는게 아닐까?
    왜 그 사람이 그렇게 할까에 대한 생각을 함으로써 (가해자)에게 권위를 만들어준다.
    가해자를 인터뷰함으로써 내가 피해자 포지션이 되는 경우(막말을 하게 냅두는 경우)

  16. 내가 좋아하는 것도 못 그리는데 왜 내 그림을 좋아해달라고 하지?

  17.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다르듯 그냥 하면 흘러간 내가 있다.

  18. 지금 작업을 하면서 '왜 기분이 나쁜건지?'
    내가 지금 하는게 맘에 안 들어서 기분이 나빠. 내가 하고 싶은 걸 못 찾았기 때문에 기분이 나빠.

  19. 막연하게 하고 싶지 않은데 억지로 해야해서 손이 나가지 않는 경우.

  20. 직전 전시의 마지막에 내가 이어가고 싶었던 것과 잊어버렸던 것. 전의 작가노트들.

  21. 사람을 낚아채가야 하는 미감싸움, 색감과 형상.

  22. 남을 먼저 설득하려 하지 말고 나를 먼저 설득해야 한다.

  23. 남에게 보여주려는 그림이 아니라 나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림.

  24. 내 주변과 내 안에서 충분한 영감을 찾을 수 있는 상태.

  25. 하고 싶은 거 다 하기.

  26. 다른 사람이 내 이야기를 이해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좀 더 긴 호흡으로, 조급해하지 않고 이야기 하기.

(좌)꿈을 꾸는 걸 알아(I Know You're Dreaming),
53x45.5, Oil and Color pencil on Canvas, 2023

(우)영원히 사랑이 그대를 감싸주길(May Love Embrace You Forever),
53x45.5, Oil and Color pencil on Canvas, 2023

허호

04/28/23
2023 Anti-Freeze에서 선보인 작업은 2014년에 그렸던 '산다는 것은 떠나는 것에 대한 연속(Living, Leaving)'을 2023년에 다시 그리면서 시작되었다. 언젠...

2023 Anti-Freeze에서 선보인 작업은 2014년에 그렸던 '산다는 것은 떠나는 것에 대한 연속(Living, Leaving)'을 2023년에 다시 그리면서 시작되었다. 언젠가 이 그림을 다시 그리고 싶었다. 계속 게이 커뮤니티를 리서치 하면서 했던 작업은 나에게 게이를 위한 콘텐츠를 만든다는 효능감이 있었다. 그러나 드물게 커뮤니티로 부터 받은 피드백 중 '너가 뭘 알고 그런 작업을 하냐' 라는 말은 작업을 오독한데다가 나에게 해당이 되지도 않는 비판이라서 넘기면 되었지만, 이상하게 넘길 수 없었다. "내가 자아가 너무 컸구나, 하긴 내가 뭐라고 이런 작업을 할까." 그리고 내가 정말 게이를 내 편협한 시선대로 대상화 하고 있는 것일까? 또한 정체성을 드러내고 활동하는 퀴어라는 게 알게 모르는 대표성을 띄게 되기 때문에 내 말이 하나의 의견이라기 보다 무언가를 규정하고 오독하게 할 수 있겠다. 그런 흐름 사이에서 무얼 더 이상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되었다. 그래서 온전히 내가 느끼고 그렸던 지점에 대해서 돌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