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다솜
나는 오래된 강아지와 산다
오래 산 강아지는 하얗고 푸른 빛이 도는 회색이...
매일, 하는것
나는 오래된 강아지와 산다
오래 산 강아지는 하얗고 푸른 빛이 도는 회색이고 조금 붉은 색이다
오래 산 강아지는 오래된 붕대 냄새가 난다
오래 산 강아지는 고개를 잘 들지 못 한다
오래 산 강아지는 걸음이 느리고 뒷다리 하나를 절기 때문에 계속 그 자리에서 맴돈다
오래 산 강아지는 바깥을 산책할 수 없는 대신 집 안을 매일 빙글빙글 돈다
오래 산 강아지는 조금 오래 걸으면 숨이 가빠지고 꼬박 5시간 정도 깨지 않고 잘 수 있다
오래 산 강아지는 아주 오래 전부터 매우 깔끔 떠는 강아지였다 자기 몸을 가누지 못하는 때에도 여전히 깔끔쟁이다
오래 산 강아지는 여전히 닭가슴살을 좋아하지만 씹을 수가 없어서 갈아 주어야 한다
오래 산 강아지는 가끔 짜증을 낸다 이유는 알 수가 없다
오래 산 강아지는 병원에 가면 갑자기 기운이 생겨서 온 몸으로 도망친다
오래 산 강아지는 하루에 두 번 약을 먹는다 간과 심장과 신장을 위한 약이다
오래 산 강아지는 조금씩 작아지고 있다
오래 산 강아지는 매일 작은 숨을 쉰다
나는 매일 그 숨을 들여다 본다
매일 그럴 수 있기를 바라면서
매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