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자
김유자 04/24/23 4:40 AM

2022년 9월 8일
특정한 개념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 소거되는 이야기. 콜린 하거티가 기후변화 보도를 바라보는 관점과도 이어지는 듯. 덩어리로 묶이기 때문에 투박해지는? 투박함이 하나의 성격이 되는가? 개념을 쉽게 이해하는 또 다른 준거가 되지 않는가.

2022년 11월 24일
어떤 단호함이 우리의 문법을 형성하고 그것을 견고히 만들기도 하지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해. 방향과 종착지가 정해지지 않은 여정에서 유연해지려는 사람들 진심이 느껴진다. 나는 여전히 사진에서 무언가를 압축해서 이야기하는 방식을 좋아하지만 오빠가 가진 고민 이해했다. 그것이 유실이냐 손실이냐 압축이냐 모두 다르게 정의하겠지.

2022년 11월 24일
다름을 보여주기 위해서 다르게 말해야만 하는가. 실험성을 위해 실험적인 방법만을 차용해야 하는가. 결국 나는 매번 전환점이 되는 시기에 비슷한 고민을 반복하고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는 건 아닌가.

2022년 12월 20일
보화각에서 촬영한 사진. “아무것도 없다”는 관람객의 말.

2023년 1월 11일
삶의 많은 일이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 둘 다 할 수 있고 양쪽 모두 바라볼 수 있다. 듣고 싶은 말을 글로 적으면 그걸 내가 눈으로 볼 수 있고 소리 내어 발음할 수 있어.

2023년 1월 31일
Q. 리더 지드래곤이 연습할 때 엄격하지 않은지?
T: 항상 좋은 말만 해준다.
Q. 어떤 좋은 말인가?
T: 좋은 말 할 때 외워, 좋은 말 할 때 다시 해…

2023년 1월 31일
오류에 흥미를 느낀 최초의 경험으로부터 점핑한다면 무엇을 줄이고 더해야 하는가?

2023년 2월 1일
멀리 있는 것 멀리 있는 사람들 그리워하는 마음 안고 살아가는 일 슬프다고 생각하면서 잠들었는데 꿈에서는 가까이 사는 친구들과 기차 여행을 떠났다. 땀 흘리는 계절이었고 땀에 젖은 친구의 얼굴이 건강해 보인다고 생각한 것이 기억난다. 바지가 몸에 달라붙을 만큼 더운 날이었는데도 다들 덥다는 말 없이 웃기만 했어.

2023년 2월 7일
A 작가의 글을 읽을 때 보고 먹고 걸은 이야기를 끊임없이 하는데도 다 말해지지 않는다는 인상을 주는 점이 좋다. 말이 부족하다거나 말의 한계라기보다는 그것이 너무나 당연하므로. 일부러 숨기지 않고 오히려 더 많은 말을 하는데도 내가 알 수 없는 지점이 남아 있다는 것이 좋다.

2023년 2월 10일
매일 꿈을 꾸고 높은 확률로 악몽을 꾸고 그래서 자는 것이 더는 기다려지지 않는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일들을 위해 잠들어야 한다면 그 시간을 조금 기대해도 좋을 텐데.

먼 곳에서 왔네요 환영받은 목소리를 떠올리면 먼 곳에 다녀온 것이 실감 나다가도, 전철을 타고 있을 때는 이대로 조금 더 가면 다시 광주에 도착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이야기를 하기까지 많은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필요할 테고 그래서 그는 말하는 사람이었지만 동시에 듣는 얼굴 같기도 했던 걸까. 전철은 추웠지만 광주에 내리자마자 금세 따뜻해지겠지 기대하며 눈을 감았다.

2023년 2월 12일
미량 씨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정상 개념과 기준을 전제하고 그것을 목표로 삼는 행위가 얼마나 위험한가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대상을 집단으로 뭉뚱그리는 오류, 개개인의 삶을 고려하지 않고 장애라면 응당 이럴 것이라 속단하는 오류… 그런 식으로 손쉽게 지워내는 시간 속에서 구체적인 이름을 발음할 때 다른 것을 보게 되는 점이 정말로 좋다. 무엇이든 잘 발음하기 위해서는 우선 들어야 하는데, 듣고자 하는 미량 씨와 사람들의 마음이 느껴졌다.

2023년 2월 13일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무언가 있다고 믿고 느끼는 사람들. 그때의 마음.

2023년 2월 14일
“생각하는 것과 하는 것은 달라.”

2023년 2월 28일
허밍을 유지하기.

2023년 3월 1일
다른 것을 궁금해하고 상상하고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 좋지만 때로는 집중해야 해. 듣기 위한 마음인 건지 도피하려는 것인지 구분해야 된다.

2023년 3월 11일
어제 공모 지원서를 작성하며 재작년과 작년에 적은 일기를 다시 읽었는데 전시를 준비할 때는 비슷한 마음으로 지낸다는 것이 조금 웃겼다. 주변의 도움을 받고 있으면서도 혼자인 기분, 전부를 공유할 수 없다는 고립감. 중대한 결정을 앞두고 타인의 의견에 기대고 싶다는 열망과 끝까지 가보아야 한다는 책임감. 그랬을 때 무엇을 보게 될까 하는 호기심과 기대감. 내가 할 일에 관해서만 고민하는 것이 가능할 때 더 생각해야 해. 그러고 싶다. 조금 더 거친 이미지? 더 가까운 이미지? 희미한 허밍? 멀어지는 허밍과 다가오는 허밍.

2023년 3월 16일
일상에서 경직성을 줄이기 위해 변화를 주어야 하는데 무엇이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