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가 떠난 지 한달이 지나간다. 소식을 듣고 부산으로 내려와서 장례식장을 들렀다.
장례식장은 격하게 슬프다 밥을 먹고 농담을 주고 받고 웃다가 나른해 지다 또 격하게 슬픈 것을 반복했다.
새벽에 할머니가 살던 집으로 건너갔다. 해가 뜨기 시작할 때 할머니 방 문을 열고 방을 치웠다.
전날 부터 켜있던 형광등을 끄고 이불을 개키고 이것 저것 정리를 하니 끝이다.
30분도 지나지 않아 끝났다.
장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몇가지 일을 마치고 다시 부산으로 내려와 며칠간 머무르고 있다.
엄마가 앞으로 이사 갈 집을 고치기 위해 이리 저리 알아보다 보니 하루가 금새 지나간다.
오늘은 할머니 막내 여동생, 엄마의 이모께서 오셔서 이야기를 나누다 할머니의 옷가지를 챙겨 가셨다.
며칠 전에는 친구분이 흙 매트를 가지고 가셨다.
방이 점점 더 훤해진다.
여기 있는 강아지 심뽕과 심쿵은 이전 보다 더 나를 많이 핥는다.
할머니방에 들어가 누워 있으면 따라와서는 빙글 빙글 돈다.
심쿵은 나를 지킨다고 아침에 나를 깨우는 엄마를 향해 으르렁 거린다.
아무래도 이제 내가 여기 같이 산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며칠 후면 떠날 건데 모르는 것 같아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