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쉬는 방법을 잘 몰랐다. 비어 있는 시간에는 무언가를 반드시 했다. 지금도 어린 나이지만 불과 몇년 전에는 7일내내 매일 몸을 움직여 왔다. 작업을 하기 위해 작업실 비용을 충당하려면 일주일 기간 동안 쉴 시간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어떤 그림을 그려야하는지는 전혀 다른 세계의 일이였다. 몸이 먼저 움직이고 생각을 늘 급급하게 쫓기듯 해왔다.
그런 시점에 몸과 마음이 아파왔고 밥을 먹고 설거지를 다시 하기까지는 1년의 시간이 지났다는 것을 최근에 알았다. 방에 겹겹이 쌓인 옷은 나의 상태와도 같았고 그 옷들을 최근에서야 다 정리했다. 몸이 나를 멈추도록 만들어준 셈이다. 지금 나는 휴일을 의식적으로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일주일 중 하루는 반드시 집에 누워 집에 있는 어지러운 사물을 지켜보며 휴식을 갖는다. 작업에 대한 즐거움보다 압박이 먼저 다가올 때면 밖으로 나가 주변 시장을 돌면서 사람들을 관찰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가 맛있어 보이는 시장음식들을 골라 사서 들어와 먹는다. ( 그래서 살이 아주 많이 쪘다.) 특히, 나는 강아지 미용 영상을 보며 마음으로 쓰담쓰담해줄 때 가장 많이 웃는다. 그렇게 언젠가 부터 나에게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는 일은 자연스럽고 생활에 녹아 있는 한 부분이 되었다. 누군가에게는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 나에게는 이제부터 스스로에게 의무적으로 만든 시간이다. 이런 짓, 저런 짓을 통해 아등바등 긴 시간을 건너왔다. 이제 나에게 있어 의무적인 휴일은 작업을 지탱하는 근원이 된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제서야 나의 그리기가 시작 된 것만 같다.